12-08-01棘子成曰,“君子質而已矣,何以文爲?”
棘子成이 曰君子는 質而已矣니 何以文爲리오
극자성이 가로대 군자는 바탕일 따름이니 어찌 써 무늬를 하리오.
[본문 해설]
사람은 바탕 곧 마음이 착하면 되었지 겉으로 치장하고 공부하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을 것인가 하는 물음이다.
棘子成衛大夫疾時人文勝故爲此言
棘子成은 衛大夫 疾이니 時人이 文勝故로 爲此言이라
극자성은 위나라 대부 질이니, 당시 사람들이 문이 이긴(꾸미는 것을 우선시하는) 고로 이 말을 함이라.
12-08-02子貢曰,“惜乎,夫子之說君子也!駟不及舌.
子貢이 曰惜乎ㅣ라 夫子之說이 君子也ㅣ나 駟不及舌이로다
자공이 가로대 아깝도다. 부자의 말이 군자이나 사마(四馬, 곧 잘 달리는 말)도 혀에 미치지 못하리로다.
* 여기서 夫子는 벼슬하는 사람을 높여서 부르는 말로 극자성을 가리킴.
[본문 해설]
사람이 착하면 된다는 것은 군자다운 말이지만, 質이면 그만이지 文이 무슨 소용이냐는 말은 함부로 내뱉을 말이 아니란 것이다. 말 한번 하기가 어려운데 그렇게 함부로 말을 내뱉어서는 안 됨을 경계한 말이다. 駟不及舌(사불급설), 곧 대부의 수레를 끄는 네 마리의 말이 혀를 따라잡지 못한다는 것은 아무리 잘 달리는 말이라도 실수한 혀를 따라 잡지 못할 것이다. 다시 말해 한 번 말을 내뱉으면 그것은 사마보다 더 급히 달려 다시는 주워담을 수 없으니 말함에 경계하고 또 경계하라는 의미이다.
言子成之言乃君子之意然言出於舌則駟馬不能追之又惜其失言也
言子成之言이 乃君子之意나 然이나 言出於舌則駟馬ㅣ 不能追之니 又惜其失言也ㅣ라
자성의 말이 이에 군자의 뜻이나 그러나 말이 혀에서 나오면 사마가 능히 좇지 못하니 또한 그 실언을 애석히 여기는 말이라.
12-08-03文猶質也,質猶文也.虎豹之鞹猶犬羊之鞹.”
文猶質也ㅣ며 質猶文也ㅣ니 虎豹之鞟이 猶犬羊之鞟이니라
문이 질과 같으며 질이 문과 같으니 범과 표범의 가죽이 개와 양의 가죽과 같으니라.
[본문해설]
문과 질이 같다는 것은 마음씨도 아름다워야 하고 또 공부도 많이 하여야 하니, 내적으로나 외적으로 같은 것이다. 극자성의 말대로라면 가죽을 벗겨놓은 범과 표범과 개와 양을 분간할 수 없다는 뜻인데 겉가죽인 무늬를 벗겨놓는다고 하여 군자와 소인을 분간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鞟 : 가죽 곽
鞹皮去毛者也言文質等耳不可相無若必盡去其文而獨存其質則君子小人無以辨矣夫棘子成矯當時之弊固失之過而子貢矯子成之弊又無本末輕重之差胥失之矣
鞟은 皮去毛者也ㅣ라
곽은 가죽의 털을 벗겨낸 것이라.
言文質等耳하야 不可相無니 若必盡去其文하고 而獨存其質이면 則君子小人이 無以辨矣라
문과 질이 등수가 같아서 가히 서로 없지 아니하니 만약 반드시 그 무늬를 다 벗겨내고 홀로 그 질로 존하면 곧 군자 소인이 써 분별함이 없음이라.
夫棘子成은 矯當時之弊나 固失之過하고 而子貢은 矯子成之弊나 又無本末輕重之差니 胥失之矣라
무릇 극자성은 당시의 폐단을 교정했으나 진실로 지나친데서(아예 문이 없어야 한다는 것) 실수하고, 자공은 극자성의 폐단을 바로잡았으나 또한 본말 경중의 차이가 없으니, 서로가 잃음이라.
[앞주해설]
주자는 앞서 옹야편 제16장에서 공자가 표현한 ‘질이 문을 이기면 야인이오, 문이 질을 이기면 사관이니 문질(文質)이 아롱진 연후에 군자이니라’라고 한 대목에 비추어 극자성과 자공을 비판하였다. 극자성은 당시의 풍토가 내실을 중요시하지 않고 꾸미기만을 좋아하기에 거론한 말인데, 자공은 문과 질의 본과 말, 무겁고 가벼움을 가리지 않고 똑같이 취급하였기에 둘 다 실수하였다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