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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족하는 사람
장자가 낚시를 하고 있는데 초나라 임금이 사람을 보내서 뜻을
전했다
<수고스럽겠지만 나라의 정치를 부탁드리고자 합니다>
초나라 임금은 장자에게 재상의 일을 맡기려고 했습니다 장자는
낚시를 하며 돌아보지도 않고 말했다
<듣자하니 초나라에는 신령스러운 거북이 있는데 죽은 지 삼천
년이 넘었다고 들었습니다 임금은 그것을 비단으로 싸서 상자에 넣고
묘당 위에 잘 보관하고 있다더군요 만약 당신이 그 거북이라면 죽어서
뼈만 남긴 채로 부귀영화를 누리는 것이 좋겠소 아니면 살아서 진흙
속에 꼬리를 끌고 다니는 것이 좋겠소?
사신이 대답했다
<그야 당연히 살아서 진흙속에 꼬리를 끌고 다니는 것이 좋겠지요>
장자가 말했다
<돌아가시오 나는 진흙 속에서 꼬리를 끌고 다니며 살겠소>
<장자>의 <천도>
낚시는 작은 미끼로 큰 고기를 잡는 일이다 초나라 임금이 정치를
맡기는 것은 미끼이다. 장자는 그것을 알고 있었다. 미끼를 물면 자기
삶 전체가 걸려든다는 것을 꿰뚫고 있었다. 연봉 높은 곳에 취직하거나
승진하거나 상을 받으면 누구나 기뻐한다 장자는 그 반대이다 오히려
걱정하고 두려워한다 그래서 피한다 그것이 삶을 해치는 미끼임을
알기 때문이다
부와 권력 힘을 가지면 더 행복할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 오히려 그것이
나를 구속한다 가장 자유로운 사람은 필요한 것이 없는 사람이다
필요한 것이 있다면 그것을 가진 사람에게 굽신거릴 수밖에 없다
많이 가지는 것보다 가지지 않아도 괜찮은 것이 더 큰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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