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양화편 제7장>17-07-01佛肹召,子欲往.
17-07-01佛肹召,子欲往.
佛肸召 子欲往
필힐이 부르거늘 공자가 가고자 하셨더니
佛肹晉大夫趙氏之中牟宰
佛肸은 晉大夫趙氏之中牟宰也라
필힐(佛肸)은 진나라 대부인 조씨의 중모의 재상이라.
佛 부처불 성할발 여기서는 사람이름필 성필 肹 웃을힐 클힐 소리칠 힐 <사기에는 月옆八 밑에十>
17-07-02子路曰,“昔者由也聞諸夫子曰,‘親於其身爲不善者,君子不入 也.’佛肹以中牟畔,子之往也,如之何?”
子路曰昔者 由也聞諸夫子 曰親於其身 爲不善者 君子不入也 佛肸以中牟畔 子之往也 如之何
자로가 가로대 “옛적에 유가 선생님께 듣기를 ‘친히 그 몸에 불선을 하는 자이거든 군자가 들어가지 아니한다.’고 하셨으니, 필힐이 중모로써 배반하거늘 선생님의 가심은 어째서입니까?”
子路恐佛肹之浼夫子故問此以止夫子之行親猶自也不入不入其黨也
子路 恐佛肸之浼夫子라 故로 問此하여 以止夫子之行이라 親은 猶自也라 不入은 不入其黨也라
자로가 필힐이 스승을 더럽힐까하여 두려워함이라. 그러므로 이렇게 물어서 공자의 가심을 그치게 함이라. 친(親)은 ‘스스로’와 같음이라. 불입(不入)은 그 무리에 들어가지 아니함이라.
<家苑 註 >
시대적 배경은 공자가 노나라 정공(定公)의 발탁으로 정사를 펼치다 계환씨와의 권력투쟁으로 노나라에서 떠나 철환주유를 하던 시기이다. 晉나라 대부인 조간자(趙簡子, 이름은 鞅, 簡은 시호)의 가신인 필힐(佛肹)이 자신의 식읍지인 중모를 거점으로 삼아 반란한 뒤에 공자를 초빙하여 도움을 받고자 하였다(논어역해 1권 19쪽).
조간자 등 당시 晉나라의 세 대부가 晉侯를 허수아비로 만든 채 권력을 농단하고 있었으므로 공자는
이를 바로 잡고자 응하려고 하였다. 노나라에서 공산불요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자로가 강력히 반발하며 스승인 공자를 제지하고 나섰다.
노나라에서 자로는 ‘하필이면 공산불요 같은 자에게 가시느냐?’며 스승을 말렸지만, 晉나라에서는 아예 스승의 말을 인용하며 어찌 言行이 일치하지 않는 행동을 하느냐며 강도 높게 따졌다. 필힐은 家臣으로서 자기가 모시는 대부를 배반한 不善한 자인데, 그렇다면 선생님 같은 군자가 어울릴 수 없는 자인데 대체 그런 자와 어떻게 일을 도모할 수 있느냐며 강력히 항변한 것이다.
공산불요 때 공자는 文武의 도를 실현할 기반을 확보해 나선다면 노나라를 바로 세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기에 東周를 만들어보겠다는 의지를 피력하였고, 결국 정공에게 발탁되어 정치적 이상을 실현하는 듯했다. 하지만 기득권층의 강력한 반발로 무산되고 노나라를 떠나 철환주유를 하면서 공자는 가치 실현의 기회가 더욱 멀어짐을 느낀 듯했다. 자로의 항변에 공자는 정치실현의 목표를 말하지 않고 오히려 비감(悲感)어린 방어적 표현을 쓰고 있다.
이제 그 도를 실현할 기회가 주어지는데, 내 어찌 마다하겠는가?’
결국 자로의 만류로 공자는 가신들에게 출사하지는 않는다.
17-07-03子曰,“然,有是言也.不曰堅乎,磨而不磷,不曰白乎,涅而不緇.
子曰然 有是言也 不曰堅乎 磨而不磷 不曰白乎 涅而不緇
佛 사람이름 필 磷 얇을 린 涅 검은 물들일 열 緇 검을 치, 검은 비단 치
“그러하다. 이런 말이 있느니라. 단단하다고 이르지 않았는가! 갈아도 얇아지지 않느니라. 희다고 이르지 않았는가! 검은 물을 들이려 하여도 검어지지 않느니라.
磷薄也涅染皂物言人之不善不能浼己楊氏曰磨不磷涅不緇而後無可無不可堅白不足而欲自試於磨涅其不磷緇也者幾希
磷은 薄也라 涅은 染皂物이라 言人之不善이 不能浼己라
인(磷)은 얇음이라. 열(涅)은 물건에 검은 물을 들임이라. 다른 사람의 불선함이 능히 내 몸을 더럽히지 못함을 말함이라
楊氏 磨不磷, 涅不緇而後에 無可無不可니 堅白이 不足而欲自試於磨涅하면 其不磷緇者 幾希라
갈아도 얇아지지 않고 검은 물을 들여도 검어지지 않은 뒤에 가함도 없고 불가함도 없으니(미자편 8장), 단단함과 희다는 것이 족하지 못한데 스스로 갈고 물들임을 시험하고자 한다면 그 얇아지고 검어지지 않을 자 거의 없음이라.
17-07-04吾豈匏瓜也哉?焉能繫而不食?”
吾豈匏瓜也哉 焉能繫而不食
내 어찌 포과이랴! 어찌 능히 매었다고 먹지 아니하리오.”
匏瓠也匏瓜繫於一處而不能飮食人則不如是也○張敬夫曰子路昔者之所聞君子守身之常法夫子今日之所言聖人體道之大權也然夫子於公山佛肹之召皆欲往者以天下無不可變之人無不可爲之事也其卒不往者知其人之終不可變而事之終不可爲耳一則生物之仁一則知人之智也
匏는 瓠也니 匏瓜는 繫於一處而不能飮食이니 人則不如是也니라
浼 더럽힐 매 皂 검을 조, 皁의 속자
포(匏)는 박(瓠)이니 포과(匏瓜)는 한 곳에 매달려서 능히 마시지도 먹지도 못하니 사람이라면 이와 같지 않느니라
張敬夫 曰 子路昔者之所聞은 君子守身之常法이오 夫子今日之所言은 聖人體道之大權也라
자로가 옛 적에 들은 바는 군자가 몸을 지키는 떳떳한 법이고, 공자가 금일에 말씀하신 바는 聖人이 체득한 道의 큰 권한이라.
然이나 夫子 於公山佛肸之召에 皆欲往者는 以天下로 無不可變之人이며 無不可爲之事也라
그러나 부자께서 공산불요와 필힐의 부름에 다 가고자 한 것은 천하로써 가히 변하게 하지 못할 사람이 없으며, 가히 하지 못할 일이 없음이라,
其卒不往者는 知其人之終不可變而事之終不可爲耳시니 一則生物之仁이오 一則知人之智也라
그 마침내 가지 아니한 것은 그 사람이 끝내 변할 수 없고, 일을 끝내 할 수 없을 뿐임을 아셨으니, 하나는 곧 사물을 낳는 仁이고, 하나는 곧 사람을 아는 지혜(智)이라.